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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속 제주, 내가 걸어온 기억들

by 팔백이 2025. 6. 15.

나는 제주 오름을 200개 넘게 걸었어요. 여행자가 아니라, 제주를 '기억'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사진 한 장, 글 한 줄 남기지 않았다는 게 아쉬워요. 그래서 이제라도, 나만의 언어로 그때를 적어보려 해요.

 

누구나 올랐던 유명한 오름부터, 이름조차 생소한 풀길과 능선들까지. 그 위에서 맞았던 바람, 쏟아지던 빗방울, 나무 그림자 속에 잠시 쉬던 그 순간들. 기록은 없지만 감정은 남아 있어요.

 

이 글은 사진이 아니라 '기억'으로, 풍경이 아니라 '느낌'으로 완성된 오름 이야기예요. 지금부터, 오름 속 제주를 함께 걸어볼래요? 🍃

 

오름 속 제주
제주에서 가장 낮은오름

 

🍃 오름을 걷는다는 건

제주의 오름은 산도 아니고 언덕도 아닌, 그저 '오름'이에요. 제주에만 있는 특별한 단어처럼 느껴져요. 처음에는 지도 앱에 표시된 이름 따라 무심코 올랐어요. 하지만 몇 번이고 걷다 보니, 그 이름 하나하나가 마음속에 박히기 시작했어요.

 

오름을 걷는다는 건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에요. 바람과 구름, 흙과 풀냄새, 그 순간에 있는 나 자신을 만나러 가는 일이에요. 평범한 삶 속에서 벗어나,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이기도 했죠.

 

어떤 날은 너무 덥고, 어떤 날은 비가 내리고, 어떤 날은 발끝이 젖을 만큼 안개가 가득했어요. 그런데 그런 날일수록 더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오름은 늘 같지만, 걷는 나는 매번 달랐어요. 그래서 그 순간의 감정까지 같이 오름에 남겨두고 왔죠.

 

이유 없는 발걸음, 방향 없는 산책, 그 자체로 위로가 되었어요. 숨이 차오르고, 등줄기에 땀이 흐를 때쯤 능선에 닿으면 그제야 마음속 답답함이 조금씩 내려앉았어요. 그래서였을까, 누군가와 걷기보다 혼자 오르는 걸 더 좋아했어요.

 

사람들 틈을 피해, 새벽에 혼자 오름 초입에 서 있을 때면 마치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 같았어요. 어스름한 새벽 안개 속, 들리는 건 내 발소리뿐. 오름은 그런 나를 말없이 받아줬고, 숨죽이며 기다려줬어요.

 

오름 위에 서면, 바람이 말을 건네요. '잘 왔어, 오늘도 무사히.' 아무도 없는 풍경 속에서, 그 말이 가장 따뜻했어요. 말이 없는 자연이 주는 환대는 그래서 더 진하게 다가왔는지도 몰라요.

 

사람들은 제주에 오면 바다를 먼저 떠올려요. 하지만 저는 바다보다 오름이에요. 높은 곳에서 제주를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오름에 서서 나 자신을 내려다보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제주에 살고 있지 않아도 오름을 걷고 싶었어요.

 

가끔은 오름 자체보다, 오름에 오르는 그 마음이 나를 더 치유했던 것 같아요. 이름 없는 작은 풀과 새 소리, 땅에 떨어진 낙엽과 함께하는 그 길에서 나는 내 마음을 조금씩 비웠어요.

 

이제 다시 오름을 걷고 싶어요. 사진을 남기지 못해도 괜찮아요. 그 오름 위에서 느꼈던 감정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기록이니까요. 그리고 이 글이, 그 첫 번째 기록이 되면 좋겠어요.

🌿 나만의 기억에 남은 오름들

사람마다 기억에 남는 풍경이 다르듯이, 내 마음속에 유독 남아 있는 오름들도 달라요. 어떤 오름은 풍경 때문이 아니고, 어떤 오름은 함께 걷던 사람 때문이었어요. 혹은 그날의 기분 하나로 평생 각인되기도 했죠.

 

그중 하나는 물영아리오름이에요. 그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초여름이었고, 길은 질척였지만 숲은 말도 안 되게 초록이었어요. 분화구 안에 작은 웅덩이가 있었고, 물안개가 떠오르던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요. 말도 없이 1시간을 앉아있었죠. 그저 그 풍경에 묻히고 싶었어요.

 

또 하나는 따라비오름. 너무 유명해서 망설였지만, 이른 아침 아무도 없을 때 올랐어요. 능선에 올라 억새가 햇살에 흔들리는 걸 보며, 인생에서 가장 조용했던 5분을 만났어요. ‘이곳은 혼자일수록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외에도 기억 나는 오름은 많아요. 다랑쉬오름에서는 걷는 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처음으로 내 호흡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민오름에서는 바람에 넘어질 뻔하며 웃었던 일도 있어요. 그렇게 오름마다 내 감정이 하나씩 묻어 있어요.

 

어떤 사람은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고, 어떤 사람은 카페를 찾지만, 나는 ‘기억이 묻는 장소’를 쌓아갔어요. 그게 오름이었어요. 오름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마음도 한 바퀴 정리된 것 같았어요.

 

그 오름들을 다시 갈 수 있을까? 같은 이름이라도 같은 오름은 다시 없을 거예요. 나는 변했고, 그날의 바람과 날씨, 내 마음까지 모두 다르니까요. 그래서 그날의 기억은 영원히 나만의 오름으로 남아요.

 

이 글을 쓰며 다시 떠오르는 오름이 너무 많아요. 적어도 이제부터는 글로라도 남기고 싶어요.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오름들을 하나씩 다시 꺼내 보려고 해요.

 

기록은 늦어도 괜찮아요. 잊지 않는다면, 그 기억은 다시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줄 테니까요 🌾

 

🍂 조용히 나를 위로해준 오름

누군가 그랬어요.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아도 되는 위로가 있다"고. 오름은 나에게 그런 존재였어요. 슬프거나 지칠 때, 누군가의 위로도 부담스러울 때, 나는 조용히 오름을 찾았어요.

 

그 중에서도 큰노꼬메오름은 내가 가장 많이 찾았던 오름이에요. 사람도 거의 없고, 길도 단순하고, 오르는 데 20분도 안 걸려요. 정상에 오르면 뻥 뚫린 들판과 멀리 보이는 오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요. 말이 필요 없었어요. 그냥 그 자리에 앉아, 아무 말 없이 바람만 맞았어요.

 

특별한 날은 아니었어요. 그냥 아무도 나를 모르는 풍경 속에 있고 싶을 때, 말 없이 나를 품어주는 공간이 필요할 때, 나는 오름을 걸었고 그 중 큰노꼬메는 늘 묵묵히 그 자리에 있었어요.

 

가끔은 오르지 않고, 입구만 살짝 다녀간 날도 있었어요. 오름이 나에게 “꼭 올라야만 너를 받아주는 건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입구 벤치에 앉아 도시락 하나 먹고, 그냥 돌아온 날도 많아요.

 

그런 날, 혼자였지만 외롭진 않았어요. 오름 위에서 흙냄새와 나무 그림자, 풀잎 흔들리는 소리에 조용히 기대고 있으면, 그게 나에게는 충분한 위로였어요. 어떤 말보다 더 따뜻했고, 어떤 사람보다 더 편안했어요.

 

그리고 돌아올 때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어요. 해결된 건 없지만, 덜 무거워진 마음을 품고 다시 일상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그게 오름이 내게 해준 일이에요.

 

제주는 그런 위로가 가능한 곳이에요. 굳이 계획하지 않아도 괜찮고,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되는 그런 장소. 그리고 그 중심엔 언제나 오름이 있었어요.

 

지금도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오름을 걷고 있을 거예요. 누군가는 숨죽여 울기도 하고, 누군가는 무표정으로 바람을 맞고 있겠죠. 그리고 오름은 그 모두를 가만히 품어주고 있을 거예요. 말없이, 아주 조용히.

 

🍃 오름 속 계절의 얼굴들

제주의 오름은 사계절 내내 같은 자리에 있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줘요. 그래서인지 같은 오름을 여러 번 찾아도 그때마다 처음 만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봄은 오름을 가장 부드럽게 만들어줘요. 연초록 새순이 올라오고, 흙은 촉촉하고 따뜻해요. 바람이 불면 꽃가루가 흩날리고, 작은 들꽃이 오름길 가장자리를 장식하죠. 그중에서도 아끈다랑쉬오름의 봄은 특별했어요. 꽃들과 초록이 능선 전체를 감싸듯 펼쳐졌고, 올라가면서 마치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기분이었어요.

 

여름은 가장 강렬해요. 뙤약볕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야 하는 계절이죠. 하지만 그만큼 생명이 넘쳐요. 파란 나뭇잎, 진한 초록의 풀들, 곤충 소리까지 오름 전체가 살아 있는 듯해요. 족은오름을 여름에 올랐을 때, 짙은 녹음 속에서 잠깐 바람이 불어왔는데 그 시원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가을은 조용하게 다가와요. 억새가 자라 오름 전체를 은빛으로 물들이고, 햇살이 낮아지면서 그림자가 길게 뻗어요. 다랑쉬오름이나 따라비오름의 억새밭에 서면,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있고 싶어져요. 바람이 불 때마다 억새가 쓸리는 소리는, 내 마음을 비워주는 소리 같았어요.

 

그리고 겨울. 모든 게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오름은 가장 고요하고 단단해지는 계절이에요.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언 땅 위를 걷는 그 느낌. 그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면, 내 마음도 차분해졌어요. 큰 사슴이오름에 눈이 쌓였을 때, 처음 보는 흰 세상이 펼쳐졌고, 그 적막함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오름 속 계절은 ‘눈으로 보는 풍경’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감각’이에요. 땀, 바람, 비, 흙냄새. 그리고 그 계절을 함께 걸었던 나 자신. 그래서인지 오름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그날의 ‘기분’이에요.

 

나는 오름을 통해 계절을 느꼈고, 계절을 통해 나를 알았어요. 봄이면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여름이면 거칠고 땀이 났고, 가을이면 나도 억새처럼 흔들렸고, 겨울이면 고요히 침묵했어요. 계절이 오름을 바꾸듯, 나도 그렇게 조금씩 변했어요.

 

이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오름을 떠올려요. 봄바람이 불면 오름을 걷고 싶고, 겨울비가 내리면 그 언덕 위 조용한 풍경이 그리워져요. 제주가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는 ‘계절을 기다리게 만든 것’이에요.

 

다음 계절엔 또 어떤 오름이, 어떤 얼굴로 날 기다려줄까요? 🌿

⛰️ 언젠가 다시 오르고 싶은 오름

기억 속 오름은 흐릿해지지만, 마음속 오름은 점점 더 또렷해져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때 왜 그 길을 더 천천히 걷지 않았을까', '왜 그 순간을 글로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함께 커져가요.

 

특별한 풍경이 아니어도 좋았고, 멋진 일출이 아니어도 괜찮았어요. 단지 그 오름에 나 혼자 있었던 날, 바람이 잠잠하고 하늘이 비어 있던 날. 그런 날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어요.

 

가끔은 어느 오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이름도, 위치도 흐릿한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그 오름을 정확히 알고 있어요. 다시 가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람 냄새만 맡아도, 풀 흔들리는 소리만 들어도 '아, 여기가 그곳이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중 하나는 군산오름. 서귀포 쪽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였고, 오후 햇살이 따뜻하게 등을 눌러줬던 기억이 나요. 그 오름에서 나는 몇 번이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어요. 무언가를 내려놓고 싶었는데, 결국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내려왔던 기억이에요.

 

또 하나는 수악오름. 그날은 이상하게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았어요. 오름 위인데도 공기가 정지된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 정적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받았어요.

 

시간이 지나도, 계절이 바뀌어도, 언젠가 꼭 다시 오르고 싶은 오름이 있어요. 그 오름에는 누군가와의 약속이 남아 있거나, 그날의 내가 묻혀 있거나, 혹은 아직 꺼내지 못한 말이 남아 있거든요.

 

기억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지만, 감정은 언젠가 다시 몸으로 꺼낼 수 있어요. 나는 그걸 오름에서 배웠어요. 그러니까 그 길 위로 다시 걸어가는 일은, 단순한 ‘재방문’이 아니라 내 안의 감정을 되찾는 일이에요.

 

다시 그 길을 걷게 된다면, 이번엔 조금 더 천천히 걷고 싶어요. 그리고 이번엔, 꼭 그 순간의 마음을 남기고 싶어요. 사진이 아니더라도, 글이 아니더라도, 단 한 문장이라도 괜찮아요. ‘오늘, 나는 여기에 있었어.’ 라고.

 

언젠가, 반드시. 그 오름으로 다시 걸어갈 거예요 🌾

🖤 기록하지 못한 것이 남긴 마음

내가 걸었던 오름은 200곳이 넘어요. 그 중에 이름을 기억하는 곳은 절반도 되지 않을 거예요. 사진도, 메모도, 좌표도 남기지 않았죠. 당시에는 그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저 걷고 싶었고, 숨 쉬고 싶었고, 잠시 잊고 싶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순간들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어요. 사진 한 장 없이 사라져버린 풍경, 아무 기록도 없는 능선 위의 하늘, 무심히 스친 풀냄새들. 그것들이 지금은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조금 아쉬워요.

 

기록은 당시의 나에게는 ‘일’ 같았어요. 감정을 머리로 옮기는 게 어렵고 귀찮았거든요. 나만 알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기억은 혼자 품기만 하면 서서히 잊히고, 기록은 나중의 나에게 다정한 선물이 된다는 걸요.

 

나는 그 시절 오름 위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어떤 음악을 들었고, 어떤 표정이었고, 누구를 떠올렸을까요? 떠올려보려 해도 이제는 흐릿해요. 하지만 마음 한켠에 그 감정의 결이 남아 있어요. 조용하고 따뜻했던 무언가.

 

기록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그렇기에 지금 이 글이 더 간절해졌어요. 늦은 건 아니라고 믿어요. 지금부터라도 꺼내보려 해요. 기억은 흐릿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고 있으니까요.

 

이제 나는 오름을 오를 때, 작은 메모장을 꺼내보기로 했어요. 길이 아니어도 좋아요. 한 줄의 느낌만 남겨도 충분해요. “오늘 오름의 바람은 따뜻했다”, “억새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정도면 충분한 기록이죠.

 

기록은 완벽하지 않아도 돼요. 나중에 그 한 줄을 다시 읽으며, 그날의 바람과 하늘, 마음이 스르르 다시 펼쳐질 테니까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순간에도 사실은, 많은 것이 남아 있었어요. 그게 바로 오름의 힘이에요.

 

이제부터는 남기고 싶어요. 다시 걸을 오름들엔 조금 더 다정한 시선을 두고, 조금 더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싶어요. 지금 이 글처럼, 내 마음을 글로 옮기는 연습을 계속해보려 해요.

 

기록하지 않았기에 남은 빈칸이 있어요. 하지만 그 빈칸마저도 나에게는 소중한 한 조각이에요. 그 자리를 오늘 이 글로 천천히 채워가고 있어요 📝

🏞️ 다시, 오름 위에서

어느 날 문득 생각했어요. 다시 오르고 싶다고. 이전처럼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라, 그저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는 그 길 위에서 다시 걷고 싶다는 마음이 피어났어요.

 

오래된 운동화를 꺼내고, 가벼운 가방을 둘러메고,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은 오름 한 곳으로 향하는 상상을 자주 해요. 꼭 유명한 곳이 아니어도 좋아요. 아무도 없는 들판 끝, 낯익은 바람 하나면 충분하거든요.

 

이번엔 예전처럼 무심히 걷지 않을 거예요. 길가에 핀 풀꽃도 바라보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억새에도 잠시 발을 멈춰보려 해요. 사진은 찍지 않아도, 말은 하지 않아도, 내 마음속에 하나씩 쌓아두는 방법을 배웠거든요.

 

다시 오름을 오르게 된다면, 아마도 이 글을 떠올릴 거예요. 이전에 남기지 못했던 말들을, 이제는 꺼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내 안의 기록. 그것이 나에게 위로가 되고, 다시 걷게 하는 힘이 될 테니까요.

 

누구나 각자의 오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이는 실제로 걷는 오름일 수 있고, 어떤 이는 삶의 고개일 수 있어요. 나에겐 그 두 가지가 겹쳐 있었어요. 그래서 오름은 언제나 내 마음의 풍경이었어요.

 

앞으로 제주를 다시 찾는다면, 그리고 다시 그 땅을 밟게 된다면 나는 더이상 그 길을 '잊히는 풍경'으로 남기지 않을 거예요. 느끼고, 기억하고, 가슴에 담고, 가끔은 이렇게 꺼내보며 이야기할 거예요.

 

다시, 오름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나는 나에게 말할 거예요. “잘 왔어. 또 걷자.”

 

오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나도 이제 그 자리에 다시 서보려 해요. 나의 기억 속 제주, 나의 마음 속 오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나. 모두 함께 걷고 있어요 🕊️

FAQ

Q1. 오름은 산이랑 어떻게 달라요?

 

A1. 오름은 제주에만 있는 화산 분출 지형이에요. 일반 산보다 낮고, 대부분 30분~1시간 이내에 오를 수 있어요. ‘오르다’라는 제주어에서 비롯된 말이에요 ⛰️

 

Q2. 오름 초보자가 가기 쉬운 곳도 있나요?

 

A2. 물론이에요! 큰노꼬메오름, 군산오름, 다랑쉬오름은 길이 잘 정비돼 있고 경사도 완만해서 처음 시작하는 분에게 딱 좋아요 🌿

 

Q3. 오름에 오를 때 특별히 준비해야 할 건 없나요?

 

A3. 등산화 또는 트레킹화, 충분한 물, 햇빛 가리개(모자), 바람막이 정도면 충분해요. 어떤 오름은 바람이 세니 체온 유지에 주의하세요 🧢

 

Q4. 오름은 사유지인가요? 누구나 가도 되나요?

 

A4. 대부분의 오름은 개방되어 있지만, 일부는 사유지거나 군사지역으로 출입이 제한될 수 있어요. 입구에 안내 표지 확인은 필수예요 🙋

 

Q5. 계절별로 가장 추천하는 오름이 있나요?

 

A5. 봄엔 아끈다랑쉬, 여름엔 족은오름, 가을엔 따라비오름, 겨울엔 큰 사슴이오름이 좋아요. 계절마다 오름의 표정이 정말 달라요 🍁

 

Q6. 오름 정상에서 일출이나 일몰 보기도 좋은가요?

 

A6. 네! 군산오름, 누운오름, 다랑쉬오름은 일출·일몰 포인트로도 유명해요. 다만 날씨와 시야 조건에 따라 감상 여부는 달라질 수 있어요 🌄

 

Q7. 혼자 오름을 가도 안전할까요?

 

A7. 비교적 짧은 코스의 오름이라면 혼자도 괜찮아요. 단, 해질 무렵은 피하고, 휴대폰 배터리와 위치 공유 설정은 꼭 해두세요 📱

 

Q8. 오름 기록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8.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간단히 메모부터 시작해보세요. 오름 이름, 날씨, 기분, 한마디 감정. 그게 가장 진짜 기록이에요. 글이든 사진이든, 지금 시작하면 늦지 않아요 📝